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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서 보낸 이틀, 남한강이 석회암 사이로 굽이치는 곳
서울을 떠난 열차는 두 시간 가까이 동쪽으로 달린다. 그러다 땅이 완만하게 구르기를 멈추고 접히기 시작하는 곳에 이른다. 석회암이 언덕을 뚫고 솟아오르고, 남한강(南漢江, Namhangang)은 차갑고 광물빛 도는 초록으로 물들며, 객차 안에는 등산 스틱을 든 몇몇 사람만 남는다. 단양(단양)은 물이 걸음을 늦추고, 마을이 몸을 기울여 그 강을 들여다보는 정거장이다.
강 위에 내려서다
KTX-이음(KTX-이음)은 서울 동쪽 청량리(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중앙선(중앙선)을 따라 충북 북부의 산자락으로 올라간다. 열차는 비탈에 자리 잡은 단양역에 당신을 내려놓는데, 아래로는 강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단양읍(단양읍)의 아담한 격자 시가지가 펼쳐진다. 단양에는 옛 단양과 새 단양이 있어 헷갈리기 마련이다. 1980년대에 충주댐(충주댐)이 물을 채우면서 원래의 마을은 물에 잠겼고, 오늘 당신이 걷는 곳은 계곡을 따라 더 높은 자리에 새로 지어진 마을이다. 역 앞에는 버스와 택시가 기다리고, 다리를 건너면 금세 닿는 읍내 중심가는 날이 좋으면 걸어가는 사람도 있을 만큼 가깝지만, 길이 굽어 보이는 것보다는 멀다.
첫 오후는 일정표 대신 강변 산책로에 내어주자. 물을 따라 난 포장된 길은 이 마을이 실제로 하루를 보내는 곳이다. 접이식 의자에 앉은 낚시꾼들, 장바구니 카트를 끄는 할머니들, 해 질 녘 벤치에 줄지어 앉은 학생들. 어느 한 명소를 좇기 전에 이곳의 생김새를 먼저 익히게 해 주는 산책이고, 강 건너 절벽에 내려앉는 빛은 서두르지 않는 한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다.
강물 위에 선 세 봉우리
도담삼봉(도담삼봉)은 외국 여행안내서가 뒤늦게 알아채기 훨씬 전부터 단양을 국내 엽서에 올려놓은 풍경이다. 세 개의 바위 봉우리가 강물에서 곧게 솟아 있고, 가장 높은 봉우리에는 작은 육각정이 얹혀 있다. 이 고장 이야기는 이 봉우리들을 정도전(정도전)과 잇는다. 조선 왕조 창업을 도운 학자로, 그의 호 삼봉(三峰)이 바로 이 바위들에서 나왔다. 강가에서 바라봐도 좋고, 승객이 어느 정도 모이면 선착장에서 밀고 나가는 작은 유람선을 타 볼 수도 있다. 요금은 그리 비싸지 않으니 당일 매표소에서 확인하시라. 날이 춥거나 물이 불면 운항 편수가 줄어든다.
강을 거슬러 조금 가파르게 오르면 석문(석문)에 이른다. 언덕 비탈에 손잡이처럼 걸쳐진 천연 돌 아치다. 나무 사이로 난 철제 계단을 오르는 길이고, 그 대가로 아래 강굽이를 액자처럼 담아내는 아치를 만난다. 한국인 여행자라면 누구나 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지만, 외국인은 좀처럼 보지 못하는 구도다. 접지력 좋은 신발을 신으시라. 아침 습기에 계단이 미끄럽다.
마늘, 그리고 마늘로 돌아가는 시장
단양구경시장(단양구경시장)은 장이 서는 날이면 읍내 중심가 부근 거리를 가득 채우고, 그 사이사이의 날에도 늘어선 가게들이 계산대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다. 이곳은 마늘의 고장이다. 마을을 둘러싼 계단식 비탈에서 자란 마늘(마늘, garlic)이 거의 모든 군것질을 마늘 쪽으로 휘어 놓았다. 줄을 세우는 대표 선수는 마늘 닭강정(마늘 닭강정)으로, 윤기 나는 양념에 튀긴 마늘이 촘촘히 박혀 있다. 그 곁에는 작은 오븐에서 갓 꺼낸 마늘빵, 마늘가루를 입힌 쌀과자, 열등 아래 손님을 기다리는 꼬치가 있다. 값은 길거리 음식 수준이지만 오르내리니, 넘겨짚지 말고 가격판을 읽으시라.
단양은 마늘로 이름난 고장이라, 시장 어디를 걸어도 마늘 냄새가 먼저 마중을 나온다.
노점이 의도한 대로 선 채로 먹고, 현금을 챙겨 가자. 이곳에서 가장 작은 상인들이야말로 카드를 손사래 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앉아서 한 끼를 들고 싶다면, 시장 뒤편 골목에는 마늘을 듬뿍 넣은 찌개와 돼지고기 구이가 늘어서 있다. 상인들 스스로 가게 문을 닫고 밥을 먹으러 가는 집이 어디인지 물어보시라. 그 어떤 순위표보다 나은 답을 얻을 것이다.
땅속으로, 그리고 모든 것 위로
둘째 날은 이 마을이 그 둘레에 세워진 두 가지에 내어주자. 언덕 아래에 있는 것, 그리고 그 언덕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고수동굴(고수동굴)은 석회암 동굴로, 종유석과 고인 물의 방들을 지나 몇 번이고 되접히는 좁은 철제 계단이 실처럼 꿰어져 있다. 안쪽은 일 년 내내 서늘하고 미끄러우며, 길은 산책이라기보다 기어오르기에 가까워, 지친 이보다는 발디딤이 야무진 이에게 어울린다. 입구에 매표소가 있으니 요금과 마지막 입장 시간을 그곳에서 확인하시라. 둘 다 계절에 따라 바뀐다.
그 대척점으로, 만천하 스카이워크(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남한강의 높은 굽이 위로 유리 전망대를 내밀고 있으며, 계곡 바닥에서 셔틀을 타고 올라간다. 두 발로 전망을 얻고 싶다면, 동쪽으로 소백산(소백산) 국립공원의 낮은 비탈이 솟아 있고, 천태종(天台宗)의 총본산인 구인사(구인사) 사찰이 좁은 계곡을 따라 노란 지붕의 전각들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 읍내에서 버스로는 멀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이 모두를 하루에 담을 수는 없으니, 동굴 하나와 높은 곳 하나를 고르자.
여행을 굴러가게 하려면
KTX-이음은 코레일에서 미리 예매하시라. 특히 소백산 단풍이 인파를 끌어들이는 가을 주말에는, 단양행 좌석이 느린 열차보다 먼저 동난다. 도착해서 사람들이 가장 흔히 걸려 넘어지는 하나는 거리다. 동굴, 스카이워크, 도담삼봉은 읍내 중심가에서 걸어 닿을 수 없고, 이곳들을 잇는 시내버스는 저마다 서두르지 않는 시간표대로 다닌다. 나서기 전에 역 안내 데스크나 운영사 사이트에서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빈틈을 메울 택시 번호를 하나 챙겨 두시라. 명소 사이 거리는 짧다. 가을은 엽서 같은 계절이고, 여름이면 강은 물놀이의 고장으로 바뀐다. 겨울은 조용하고 아름다우며 그리고 정말로 춥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 옷을 챙기시라. 미리 읽어 둔 숫자를 믿기보다 당일 매표소에서 모든 가격과 운영 시간을 확인한다면, 이곳에서 이틀을 버리는 하루 없이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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