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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에서의 하루: 조선의 정원, 대숲 언덕, 그리고 둑길
담양은 광주에서 북쪽으로 30분 거리에 있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이곳에서 단 한 곳, 죽녹원의 대숲만 들렀다 간다. 하지만 담양을 더 넓게 만나는 길이 있다. 16세기 정원에서 출발해 대숲으로 향하고, 강변의 숲길을 따라 모두가 사진을 찍는 그 길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관광버스가 오기 전의 소쇄원
소쇄원은 1500년대에 선비 양산보가 조성한 개인 정원이다. 산골 계곡을 덮어 짓지 않고, 그 물길을 품도록 지었다. 광주에서 187번 버스를 타면 입구 근처에 내린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정자와 흙담, 그 밑으로 흐르는 물길을 거의 혼자 누릴 수 있다. 이 정원은 풍경만큼이나 물소리를 위해 만들어졌으니, 광풍각 마루에 잠시 앉아 머물러 보자.
소쇄원이라는 이름에는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좋은 죽녹원
읍내까지는 택시로 20분 남짓 걸린다. 죽녹원은 키 큰 대나무가 뒤덮은 언덕으로, 저마다 이름이 붙은 산책로 여덟 갈래가 그 사이를 지난다. 사람들은 대개 입구 근처에 머무니, 언덕 뒤편으로 도는 길을 택하자. 대나무 줄기가 머리 위에서 맞닿고 공기가 한결 서늘해진다. 1시간 30분쯤 잡으면 된다.
메타세쿼이아길로 이어지는 둑길 숲
죽녹원 아래에서 강을 건너면 관방제림이다. 17세기에 홍수를 막으려 쌓은 제방을 따라 심은 오래된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입장료가 없고 길이 평탄해서 주민들이 매일 걷는 길이다. 2킬로미터쯤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길이 나온다. 사진을 찍으러 들르는 명소가 아니라, 산책 끝에 닿는 길로 만나게 된다.
둑길 옆 국수거리에서는 멸치 육수로 만 국수를 팔고, 같은 솥에서 삶아 낸 달걀을 곁들여 낸다. 저녁에는 다진 갈빗살을 동그랗게 빚어 구운 떡갈비를 주문해 보자. 대나무 통에 쪄 낸 대통밥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 광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읍내 터미널에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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