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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샤의 흙벽돌 영화 도시: 중국 영화가 폐허가 된 요새를 빌린 곳
대부분의 영화 세트는 카메라에 담기기 위해 지어졌다가 버려진다. 허란산(贺兰山) 기슭의 이곳은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발견되었다. 판축 흙벽돌로 쌓은 두 개의 무너진 변경 요새. 인촨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이 자리를 1993년 한 지역 소설가가 빌렸고, 그 뒤로 줄곧 전베이바오 서부영화성(镇北堡西部影城)으로 서 있다.
카메라가 오기 전의 요새
두 성채 가운데 오래된 쪽은 명대, 새것은 청대에 지어졌다. 둘 다 산이 바람은 막아주되 먼지는 결코 막아주지 못하는 메마른 벌판 위에서 주둔지이자 보급지로 쓰였다. 남은 것은 대부분 벽이다. 발 딛고 선 땅과 같은 빛깔의 볕에 말린 벽돌, 몇 개의 성문 아치, 안쪽에 봉긋한 흙더미들.
누구도 이곳을 그럴듯하게 다듬지 않았다. 풍화 그 자체가 질감이고, 감독들이 세트장에 똑같은 것을 짓는 대신 이곳으로 되돌아온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영화가 남기고 간 것
「붉은 수수밭」(홍가오량, 1987)은 이곳을 양조장 안마당으로 썼고, 그 배치는 낮은 담장과 다져진 흙마당, 줄지어 선 항아리에 지금도 그대로 읽힌다. 「서유기」(다화시유, 1995)는 성벽 위와 월량문(月亮门)에서 촬영했다. 담장 한 자락에 뚫린 둥근 문으로, 오후면 대개 줄이 늘어선다.
흙벽돌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어느 구간은 주저앉고, 받쳐지고, 같은 재료로 다시 쌓였다가 또다시 풍화되도록 내버려진다. 어느 장면이 어디에서 찍혔는지는 표지판이 알려준다. 중국어에 짤막한 영어가 붙어 있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보다 이 안내판이 더 정확할 때가 많다.
中国电影从这里走向世界 — 중국 영화는 여기서 세계로 나아갔다. 입구 근처에 쓰인 문구이며, 영화성은 이 말을 한 번도 아낀 적이 없다.
전베이바오의 성벽은 흙으로 쌓였다. 바람은 해마다 그것을 깎아내고, 영화는 해마다 그 앞에서 다시 찍힌다.
가는 길
인촨에서 버스와 전세차가 오전 내내 출발한다. 포도밭을 지나는 곧게 뻗은 길이다. 입장권은 100위안 안팎을 유지해 왔고, 문은 이른 시각에 열린다. 서쪽 성벽에 걸리는 늦은 빛이야말로 오후 네 시를 넘겨 머물 이유다.
지금도 촬영팀이 일하는 곳이라 일부 구역은 예고 없이 닫히고, 직원들은 그저 다른 쪽으로 가라는 손짓을 할 뿐이다. 바람은 그치지 않고 먼지는 곱다. 우산보다 선글라스가 제 몫을 한다. 북쪽으로 가까운 허란산 암각화(贺兰山岩画)를 붙이면 하루가 알차게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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