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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으로, 혹은 한 손은 손목에: 한국에서 주고받는 법
광장시장의 빈대떡 좌판. 철판 앞의 아주머니가 녹두빈대떡을 접어 종이 접시에 담고, 얇은 비닐봉지에 넣어 내민다. 앞에 선 학생은 그것을 오른손으로 받으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왼손 손끝을 오른쪽 팔뚝에 갖다 댄다. 채 1초도 걸리지 않고, 누구도 그 동작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가장 흔한 몸짓 가운데 하나이자, 여행자가 가장 늦게 알아차리는 몸짓이다.
비어 있는 손이 하는 일
이 몸짓에는 몇 단계가 있다. 가장 정중한 것은 두 손바닥으로 물건을 받치는 방식이다. 명함을 주고받을 때, 포장한 선물을 건넬 때, 어른이 따라 주는 술을 받으려 잔을 내밀 때 쓴다. 그보다 가벼운 방식은 오른손으로 주거나 받으면서 왼손으로 손목이나 팔뚝, 팔꿈치를 받치는 것이다. 가장 가벼운 것은 왼손을 가슴이나 배에 가만히 대는 것으로, 흔히 고개를 살짝 숙이는 동작이 따른다.
세 가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이 물건에 온전히 마음을 쓰고 있으며, 당신에게 아무렇게나 던지지 않겠다는 것. 한국인들은 팔뚝을 받치는 동작을 흔히 한복으로 설명한다. 소매가 넓어서, 낮은 상 위의 그릇에 끌리지 않도록 붙잡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 역사가 정확히 어떻든, 이 이야기는 왜 손이 물건이 아니라 팔에 가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계산대에서, 약국에서, 게스트하우스 프런트에서
이 몸짓을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곳은 가게 계산대다. GS25나 CU 같은 편의점에서 점원은 “영수증 드릴까요?” 하고 물은 뒤 영수증을 카드와 함께 돌려주는데, 두 손으로 건네는 경우가 많다. 약국에서도 약사는 알약이 든 작은 종이봉투를 같은 식으로 카운터 너머로 밀어 준다. 손님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대개 두 손으로 받거나, 한 손으로 받으며 다른 손을 손목에 댄다.
햄버거 체인과 많은 카페의 셀프 주문 키오스크는 이런 순간 일부를 지워 버렸다. 직접 카드를 꽂고, 화면에 번호가 뜨기를 기다렸다가, 쟁반을 스스로 가져간다.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물건이 오가는 곳이라면 이 몸짓은 어디에서나 살아 있다. 북촌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나무 열쇠고리가 달린 열쇠를 건넬 때, 택시 기사가 미터기 옆 단말기에 결제한 신용카드를 돌려줄 때처럼.
나이와 자리에 따라 달라지는 정도
기준은 나이나 역할로 볼 때 누가 아랫사람인가다. 그쪽이 더 정중한 동작을 쓴다. 점원은 손님의 나이와 상관없이 두 손을 쓴다. 손님은 휴대폰 매장의 10대 점원보다 시장 좌판의 나이 든 상인에게 대개 더 예를 갖춘다. 동갑 친구 사이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휴대폰을 한 손으로 친구 손바닥에 툭 올려놓는다. 친구끼리 두 손을 다 쓰는 정식 동작을 꺼내 들면,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걸 놀리는 농담처럼 읽히기 쉽다.
갈비집에서의 가족 식사는 이 모든 단계를 한 상 위에 펼쳐 보인다. 할머니가 손주에게 쌈을 한 손으로 건네면, 손주는 두 손으로 받는다. 몇 분 뒤 그 손주는 사촌에게 고기 가위를 한 손으로 넘긴다. 받치는 손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술을 따를 때 다시 나타난다. 왼손을 병 아래에 대거나 오른쪽 손목에 얹는다.
함께 따라오는 말
이 몸짓에는 대개 몇 마디 말이 따른다. 무언가를 건네는 사람은 “여기 있어요”라고 한다. 음식을 권하는 사람은 “드세요”라고 하고, 받는 사람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한다. 서울 서쪽의 망원시장에서는 닭똥집 튀김이나 떡 봉지를 건네는 상인이 “많이 드세요”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드세요’ 같은 높임말은 두 번째 손이 몸으로 하는 일을 말로 해낸다.
두 손으로 주고, 두 손으로 받는다.
많은 한국인이 어린 시절 배운 것을 대략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글로 적힌 규칙은 아니고, 어느 표지판에서도 찾을 수 없다. 빈대떡 좌판의 그 학생이 그랬듯, 손이 저절로 움직일 때까지 밥상머리에서 지적받으며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선물, 명함, 그리고 한쪽에 놓아두는 것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선물을 줄 때는 두 손이 기본이다. 받는 사람은 준 사람 앞에서 포장을 풀기보다 한쪽에 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눈앞에서 선물을 풀어 보리라 기대한 여행자에게는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무관심이 아니라 절제다. 명함도 비슷하다. 두 손으로 받아 앞면과 뒷면을 읽고, 뒷주머니에 밀어 넣는 대신 미팅이 끝날 때까지 앞의 테이블에 올려 둔다.
현금은 좀 더 느슨하다. 많은 계산대에는 카드 단말기 옆에 작은 트레이가 있고, 지폐를 거기 올려놓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무례가 아니다. 두 손이 가장 중요한 순간은 물건이 손에서 손으로 직접 오갈 때다. 인사동길의 도자기 가게들은 이 장면을 지켜보기 좋은 곳이다. 청자 잔 하나를 10분 동안 얇은 종이와 신문지로 싸맨 주인은 흔히 그 꾸러미를 두 손으로 내밀고, 같은 방식으로 받으면 주고받음이 제대로 마무리된다.
지켜보기 좋은 곳, 그리고 버려야 할 습관 하나
광장시장은 1호선 종로5가역에서 걸어서 금방이다. 점심때와 초저녁에 좌판이 가장 붐비고, 그때 주고받는 장면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6호선 망원역 근처의 망원시장은 더 조용하고 동네 분위기가 짙으며, 나이 든 상인과 단골손님이 더 많다. 좌판의 영업시간과 휴무일은 가게마다 다르고 계절에 따라 바뀐다. 특정 좌판 하나를 목표로 일정을 짠다면, 먼저 서울관광 공식 사이트(Visit Seoul)를 확인하거나 한국관광공사 1330 관광통역안내전화에 문의하자.
여행자에게 완벽하게 해내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오른손으로 받으면서 왼손 손끝을 손목에 얹는 것으로 충분하고, 특히 나이 든 상인이나 게스트하우스 주인 앞에서라면 그 뜻이 전해진다. 버릴 만한 습관은 한 손에 휴대폰을 든 채 여권이나 카드, 돈을 건네는 것, 혹은 카드를 카운터 위로 휙 밀어 보내는 것이다. 휴대폰을 먼저 넣어 두고, 건넬 것을 제대로 내밀자. 1초면 되는 일이고, 카운터 너머의 사람은 그것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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