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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참기름을 짜주는 서울의 골목 방앗간
한국의 시장에는 대개 생선 가게와 과일 좌판 사이 어디쯤, 유리창 너머로 볶음솥이 천천히 돌아가고 그 냄새가 양옆으로 두 블록까지 번지는 좁은 가게가 하나 있다. 방앗간이다. 그리고 그 문을 여는 여행자는 거의 없다.
그 기계가 하는 일
깨를 들고 가거나 가게에 있는 것을 무게로 달아 사면, 알이 짙어지고 톡톡 터지기 시작할 때까지 솥이 돈다. 볶인 깨는 그대로 압착기로 떨어져 따뜻한 상태로 기름이 짜여 나온다. 그래서 손에 쥐여주는 병은 뿌옇고, 아직 실온보다 조금 더 따뜻하다. 들기름도 같은 압착기에서 나오는데, 한국 가정에서 더 아껴 쓰는 쪽은 이쪽이다. 참기름이 일 년을 가는 데 비해 들기름은 두어 달이면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기름에 적히는 날짜는 팔린 날이 아니라 짜낸 날이다.
장사의 나머지 절반
많은 방앗간은 정확히는 떡방앗간이어서, 기름과 나란히 떡을 쪄낸다. 하얀 백설기는 새로 문을 여는 가게의 개업일에 판째로 주문되고, 팥을 얹은 시루떡은 이사한 뒤 이웃에게 돌린다. 떡판은 오전 중반이면 나와 있고 늦은 오후면 사라진다. 여기 있는 것 중에 하룻밤을 넘기도록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선반을 가리키며 “참기름 한 병”이라고 말하면 된다. 작은 병은 만 원에서 만오천 원쯤이고, 현금이 여전히 가장 매끄럽다. 서울의 망원시장, 통인시장, 경동시장에는 모두 적어도 한 곳씩 있는데, 대개 중앙 통로보다는 옆 출입구 근처다. 11월에 가면 압착기는 김장철을 앞두고 고춧가루를 빻느라 바쁘다. 줄을 서야 하고, 냄새도 완전히 달라진다. 무엇을 사든 봉지를 두 겹으로 싸서 위탁 수하물에 넣는 편이 좋다.
동네 방앗간에서는 참기름을 그날 짜서 그날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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