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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이 된 철길: 서울의 카메라가 연남동을 찍는 이유
일곱 시가 되면 마지막 퇴근 인파도 가늘게 흩어지고, 연남동(연남동)을 길게 가로지르는 잔디 띠는 반사판 펼치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해진다. 두 사람으로 꾸려진 촬영팀이 카메라를 잔디에 바짝 붙여 낮게 놓고, 기차가 다니던 그 통로 저편을 향해 앵글을 잡는다. 누군가 개를 데리고 화면을 그대로 가로질러 걸어가도, 아무도 막지 않는다. 카메라가 자꾸만 되찾아오는 서울은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 어느 한 뼘도 계획되지 않은 곳이 없는데도, 계획이라곤 없어 보이는 도시.
멈춰 선 철길
이 잔디밭은 무덤 위에 있다. 경의선(경의선, Gyeongui-seon)은 한때 서울 북서쪽의 이 일대로 지상 열차를 실어 날랐고, 선로가 지하로 들어가자 도시는 그 자리에 남은 상처 위로 얇은 공원을 깔았다. 공식 이름은 경의선숲길(경의선숲길, Gyeongui-seon Sup-gil),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마주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동네들을 몇 킬로미터에 걸쳐 꿰는 초록빛 리본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연남동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은 연트럴파크(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동네 이름과 맨해튼 이름을 이어 붙인 이 말은 이곳이 얼마나 작은지, 또 얼마나 큰 애정을 받는지를 동시에 일러준다. 2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홍대입구역(홍대입구역, Hongdae-ipgu) 3번 출구로 올라오면, 한 블록 안에 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떤 자리에는 옛 자갈 노반과 레일 한 토막을 일부러 땅에 남겨두어, 이 공간을 만들어낸 것의 뼈대 위를 걷게 된다.
카메라가 찾아오는 것
촬영팀은 이 공원을 기하학으로 읽는다. 통로는 길고 곧게 뻗어 있으며 양옆으로 낮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렌즈에 그 어떤 스튜디오 세트장도 공짜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깨끗한 깊이의 길을 내어준다. 오후 늦게 빛은 그 길을 따라 흘러들어 잔디 전체를 호박(琥珀)빛으로 물들이고, 가을이면 은행나무(은행나무, eunhaengnamu)가 벤치와 흙길 가장자리 위로 노란 바닥을 떨군다. 그 무엇도 꾸며진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점이 핵심이다.
뮤직비디오가 이 통로를 쓰는 이유도 같다. 촬영을 위해 비워둔 세트가 아니라, 진짜 사람들이 우연히 있는 진짜 장소로 읽히기 때문이다. 출연자가 돗자리와 버스킹하는 이, 킥보드 탄 아이를 지나 곧게 사십 미터를 걸어도, 화면은 그 내내 또렷하게 읽힌다. 한국 드라마에서 두 사람이 벤치에 앉아 부드럽게 번진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면, 그 벤치가 이곳이었거나 이곳과 꼭 닮은 곳이었을 가능성이 꽤 높다.
서울에서 가장 좋은 배경은, 아무도 보여주려고 지은 것이 아닌 곳이다.
잔디를 벗어나 골목 속으로
연남동 쪽에서 잔디밭을 벗어나면, 동네는 무엇이기 이전에 먼저 집이었던 2층짜리 주택들의 골목망으로 촘촘해진다. 이제는 손으로 쓴 간판 뒤로 카페나 단칸 가게가 들어선 곳이 많지만, 뼈대는 여전히 주거지다. 좁은 골목, 세워둔 킥보드, 난간에 걸린 빨래. 바뀌는 속도가 빨라,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즈음이면 이미 다른 무언가가 되어 있을지 모를 특정 가게로는 안내하지 않겠다. 대신 공원과 동진시장(동진시장, Dongjin Sijang) 사이의 블록들을 거닐며, 간판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길.
동진시장 그 자체는 이름을 붙여둘 만한 중심축이다. 평범한 지붕 있는 재래시장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같은 지붕 아래에서 주말 마켓을 연다. 천장이 낮은 공간에서 옛 좌판과 새로운 좌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장사한다. 이곳이 사진에 잘 담기는 것은 바로 그렇게 담기려고 꾸며진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촬영팀이 밴을 대는 곳이자, 가게 위층에 사람이 살고 있으니 목소리를 낮춰야 하는 곳이다.
고요한 끝과 시끌벅적한 끝
공원에는 결이 있다. 북서쪽 가좌(가좌) 방향으로 걸으면 인파는 서서히 물러나고, 통로는 주민과 그들의 개, 이따금 뛰는 사람의 차지가 된다. 반대편 홍익대학교 방향으로 걸으면 통로는 가득 찬다. 버스커, 학생, 몇 블록 남쪽 홍대 클럽 거리에서 흘러넘친 인파. 그 끝 가까이에서 길은 경의선책거리(경의선책거리, Gyeongui-seon Chaekgeori)가 되는데, 같은 철길 선형 위에 작은 서점들과 독서 벤치가 늘어서 있다.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 이제는 도시가 가장 자주 카메라를 들이대는 잔디밭이 되었다.
어느 쪽 끝을 걸을지 고르는 것은 결국 화면에 무엇을 담고 귀에 무엇을 담을지 고르는 일이다. 가좌 쪽은 드라마가 사랑하는, 깨끗하고 텅 빈 통로를 내어준다. 홍대 쪽은 소음을, 그리고 도시가 끊임없이 재배치하는 하나의 이어진 방 같은 감각을 내어준다.
가는 길, 그리고 제대로 즐기는 법
가장 간단한 방법은 2호선이나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다. 그곳에서 공원은 양방향으로 뻗어 있으니 방향을 골라 걸으면 된다. 평일 아침이 가장 한적하고, 작은 촬영팀이 일하는 모습을 볼 가능성도 그때가 가장 높다. 은행나무가 물드는 가을이 엽서 같은 풍경이지만, 추위가 오면 나무는 순식간에 잎을 떨구니 일주일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길에는 개찰구가 없지만, 길가의 카페와 가게는 저마다 가격과 영업시간을 정해두었으니, 무언가 열려 있으리라 기대하기 전에 각 가게의 간판이나 비짓서울(Visit Seoul) 페이지를 확인하길.
피해야 할 단 하나의 실수는, 주거 골목을 세트장의 연장으로 여기는 것이다. 잔디밭에서 벗어난 낮은 집들에는 사람이 살고, 그 대문과 현관은 소품이 아니며, 낯선 이가 사진을 찍겠다고 남의 대문에 몸을 들이미는 모습은 당신 집 앞 거리에서와 똑같이 읽힌다. 잔디와 공공 골목에 머물고 사유지 계단은 밟지 않으면, 동네는 넉넉한 인심을 유지한다. 억지스럽지 않고 살짝 흐트러진 그 넉넉함이야말로, 애초에 카메라가 이 먼 곳까지 찾아온 이유의 전부다.
AI로 작성해 자동 발행한 글입니다. 발행 전 사람이 검수하지 않았으니 가격·운영시간·이용 규정은 공식 출처에서 확인하세요. 글 제작 방식. Corrections welcome at designloversk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