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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은 낮게, 말은 부드럽게: 중국 식탁에서 건배가 오가는 법
중국식 저녁 자리에서는 첫 모금을 언제 마실지 내가 정하는 일이 드물다. 식탁 위의 술은 건배를 따라 움직인다. 이를 징주(jìngjiǔ, 敬酒)라고 하는데, 존중을 담아 술을 권한다는 뜻이다. 누가 잔을 드는지, 얼마나 높이 드는지, 얼마나 마시는지가 오가는 잡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줄 때가 많다.
주인이 먼저 열고, 모두는 기다린다
첫 건배는 주인의 몫이다. 보통 냉채가 식탁에 오를 무렵이다. 그전까지는 맥주를 따른 지 10분이 지났더라도 잔에 손대지 않는다. 그다음부터 건배는 바깥으로 퍼져 나간다. 주인이 주빈에게, 손님들이 다시 주인에게, 그리고 식탁 곳곳에서 둘씩 짝을 지어 작은 건배가 오간다.
상대보다 잔을 낮게
두 잔이 만날 때는 존중을 표하는 쪽이 자기 잔 테두리를 상대 잔보다 낮춘다. 주인이나 어른과 잔을 부딪칠 때는 내 잔을 더 낮게 둔다. 서로 자꾸 잔을 낮추다 보니 결국 식탁보 언저리에서 잔이 부딪치는 일도 흔하다. 이기려는 사람은 없다. 그 몸짓 자체가 요점이다. 넓은 원탁 건너편 사람과는 잔 바닥으로 식탁이나 회전판 가장자리를 가볍게 톡 치면 건배한 것으로 친다.
간베이, 쑤이이, 혹은 차
간베이(gānbēi, 干杯)는 '잔을 말린다'는 뜻이고, 사람들은 정말 말 그대로 한다. 잔을 비우고, 때로는 남은 게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 잔을 상대 쪽으로 기울이기도 한다. 쑤이이(suíyì, 随意)는 '편한 대로'라는 뜻이라 이 말이면 한 모금만 마셔도 된다. 누군가 간베이를 외치면 웃으며 한 모금 마시고 '워 쑤이이(wǒ suíyì)'라고 말하면 된다. 상대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다들 받아들이는 대답이다.
아예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 차나 주스를 들고 '이차다이주(yǐ chá dài jiǔ, 以茶代酒)', 즉 술 대신 차로 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식사 초반에 한 번만 말해 두면 대개 더는 바이주 잔을 채우지 않는다. 온전한 문장인 '워 이차다이주, 징닌 이베이(wǒ yǐ chá dài jiǔ, jìng nín yì bēi)'는 술 대신 차로 한 잔 올린다는 뜻이다.
我以茶代酒,敬您一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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