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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보 위의 두 손가락: 광저우 찻집의 조용한 감사 인사
광저우의 한 찻집, 아침 아홉 시. 테이블에 오가는 대화는 상당 부분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누군가 잔을 채워 주면 손가락 두 개로 식탁보를 두드려 고마움을 전한다.
손가락 두 개로 전하는 감사
이 몸짓은 커우즈리(叩指礼), 곧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예’라고 불린다. 누군가 차를 따라 주면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 잔 옆의 테이블을 두세 번 가볍게 두드린다. 가까운 친구 사이라면 검지 하나로도 충분하다.
나이 지긋한 손님들은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분을 숨기고 남쪽을 여행하던 황제가 시종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 시종은 무릎을 꿇으면 황제의 정체가 드러날까 봐 무릎 대신 손가락으로 절을 올렸다고 한다. 이 몸짓을 쓰는 데 이야기까지 알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이야기를 알면 두드리는 소리가 재촉이 아니라 감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말없이 물을 청하는 법
얌차(饮茶, 인차) 자리에서는 찻잎을 새로 넣지 않고 뜨거운 물만 더 부어 우린다. 물을 더 받고 싶으면 뚜껑을 살짝 비스듬히 걸쳐 두거나 찻주전자 위에 뒤집어 얹어 둔다. 물 주전자를 들고 지나가던 직원이 이를 보고 아무 말 없이 채워 준다. 대부분의 딤섬 식당은 주문서에 1인당 찻값인 차웨이페이(茶位费)를 적어 두고 받으니, 물을 더 받는 값은 이미 낸 셈이다.
누가, 어떤 순서로 따르는가
찻주전자를 든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잔을 먼저 채우고 자기 잔은 마지막에 채운다. 잔은 7할쯤 찼을 때 멈춘다. 주전자를 내려놓을 때는 주둥이가 테이블의 누구도 향하지 않도록 벽이나 빈자리 쪽으로 돌려 둔다.
茶满欺客,酒满敬人。(Chá mǎn qī kè, jiǔ mǎn jìng rén: 찻잔을 넘치도록 채우면 손님을 업신여기는 것이고, 술잔을 넘치도록 채우면 손님을 공경하는 것이다.)
여행자에게 이런 것을 시험하는 사람은 없다. 타오타오쥐나 판시 레스토랑의 직원들은 뚜껑이 어떻게 놓여 있든 관광객의 찻주전자를 채워 준다. 하지만 처음으로 테이블을 두드렸을 때 맞은편 사람이 하던 말을 멈추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준다면, 그 식탁에서 조금은 덜 손님처럼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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