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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창의 질항아리 탕과 반펀: 숯불 독이 데워 두는 아침
허리 높이의 독은 짙은 갈색 유약을 입었다. 뚜껑이 열리면 가게 유리창에 김이 서린다. 안에는 저장고의 술병처럼 층층이 쌓인, 뚜껑 덮인 작은 질항아리 수십 개가 들어앉아 있다. 항아리 하나에는 몇 시간째 약한 불에서 익어 가는 탕이 1인분씩 담겨 있다. 장시성(江西)의 성도 난창(南昌)에서는 수많은 아침이 이렇게 시작된다. 탕 한 항아리, 양념한 쌀국수 한 그릇, 그리고 문가의 낮은 플라스틱 의자 하나.
독 바닥의 불
이 조리법을 웨이탕(煨汤)이라 부르는데, 핵심은 「웨이」라는 글자다. 펄펄 끓이는 대신 재에 묻어 둔 은근한 불로 천천히 익힌다는 뜻이다. 커다란 독인 와강(瓦缸)은 전통적으로 바닥에 숯불을 피우지만, 요즘 가게는 가스나 전열기를 쓰기도 한다. 작은 항아리인 와관(瓦罐)에는 날재료와 물을 채워 뚜껑을 덮은 뒤 선반에 층층이 올려, 아래와 옆에서 열이 고루 닿게 한다. 뚜껑을 덮고 나면 아무것도 젓지 않는다.
국물은 뽀얗지 않고 맑게 우러나며, 표면에는 금빛 기름이 얇은 고리를 그린다. 항아리마다 밀봉되어 있어 돼지고기 탕에 옆자리 비둘기 탕 맛이 배지 않는다. 직원은 철사 고리나 긴 집게로 항아리를 건져 받침 접시에 올려 주는데, 여전히 손으로 들 수 없을 만큼 뜨겁다.
탕 메뉴판 읽기
메뉴는 독 위에 걸린 판에 손글씨로 쓰여 있거나 인쇄되어 있는데, 처음 보기보다 짧다. 단골들은 고개도 들지 않고 러우빙탕(肉饼汤)을 시킨다. 다진 돼지고기를 항아리 바닥에 납작하게 눌러 담은 것으로, 익고 나면 미트볼과 테린 사이 어딘가의 음식이 된다. 러우빙단탕(肉饼蛋汤)은 고기 패티 위에 달걀을 깨 넣은 것인데, 은근한 열에 달걀이 단단하게 익는다. 그다음은 돼지갈비 탕인 파이구탕(排骨汤)으로, 쌀쌀한 계절에는 연근(莲藕, 롄어우)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메뉴판 아래로 내려갈수록 값이 오른다. 껍질이 검은 오골계로 끓인 우지탕(乌鸡汤)과 비둘기로 끓인 거쯔탕(鸽子汤)은 일상식이라기보다 몸보신 음식으로 통한다. 구기자(枸杞, 거우치)나 대추(红枣, 훙짜오), 보양 요리에 쓰는 말린 덩이줄기 톈마(天麻) 조각이 함께 들어가기도 한다. 그냥 독을 손으로 가리키면 십중팔구 고기 패티 탕이 나온다. 대부분의 가게가 가장 많이 끓이는 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반펀, 주문의 나머지 절반
이곳에서는 탕만으로 아침이 완성되지 않는다. 탕에는 반펀(拌粉), 즉 비빔 쌀국수가 짝으로 따라온다. 굵고 둥글며 살짝 탱글한 면을 철망 바구니에 담아 몇 초간 데친 뒤 그릇에 털어 담는다. 요리사는 간장 베이스 소스 한 국자, 기름 한 숟갈, 송송 썬 쪽파, 그리고 볶은 땅콩이나 무말랭이 절임(萝卜干, 뤄보간), 절인 동부콩 같은 바삭한 고명을 얹는다. 말리지 않으면 고추기름이 마지막으로 올라간다.
자라마(加辣吗)라는 말이 들리면 고추를 넣을지 묻는 것이다. 부야오라(不要辣)는 빼 달라는 뜻이고, 사오라(少辣)는 조금만 넣어 달라는 뜻이다. 소스가 그릇 바닥에 고이니, 면발이 모두 짙고 윤기 나게 물들 때까지 젓가락으로 계속 버무리자. 단골들은 면 한 입, 국물 한 숟갈을 번갈아 먹는다. 한쪽의 짭짤함과 다른 쪽의 맑은 온기는 차례로가 아니라 함께 먹으라고 짝지어진 것이다.
一份拌粉,一罐肉饼汤。
이펀 반펀, 이관 러우빙탕. 비빔 쌀국수 한 그릇에 러우빙탕 한 항아리라는 뜻이다. 주문은 이게 전부다. 카운터에서 한 번만 말하면 대개 1분도 안 되어 음식이 나온다.
독이 놓인 곳
와관탕 가게는 관광 거리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 주택가 블록 사이, 재래시장 옆, 도심 구시가의 오래된 거리를 따라 흩어져 있다. 가장 쉽게 찾는 방법은 독 자체를 찾는 것이다. 대개 출입구에 내놓아 피어오르는 김이 광고를 대신한다. 간판에 빨간 글씨로 瓦罐汤(와관탕)이라 적혀 있다면 틀림없다.
성진탑(绳金塔) 주변의 복원된 거리에는 간식 가게가 빽빽이 늘어서 있다. 간강(赣江)에 더 가까운, 새로 지은 완서우궁(万寿宫) 일대도 마찬가지지만, 두 곳 모두 오후로 갈수록 관광객 위주로 바뀐다. 동네 사람들의 아침을 맛보고 싶다면 바이 광장(八一广场) 주변 큰길에서 한두 블록 벗어나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을 따라가 보자. 가게는 폭이 좁고, 앞쪽에 독, 그 옆에 국수 코너, 안쪽에 낮은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다. 식사는 10분 남짓이면 끝난다. 표준 중국어의 '츠' 대신 '먹다'를 뜻하는 현지 말 차(恰)가 들릴 수도 있는데, 카운터 직원은 손님에 맞춰 표준 중국어로 바꿔 말해 준다.
식탁 위의 호수
난창은 포양호(鄱阳湖) 분지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그 기운이 이후의 식사에서도 느껴진다. 봄이면 현지인들은 여행자에게 루하오 차오라러우(藜蒿炒腊肉)를 꼭 먹어 보라고 권한다. 호숫가에서 자라는 쑥 종류의 아삭하고 은은한 풀 향 줄기를 훈연한 염장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낸 요리다. 제철이 아닐 때는 재배한 줄기로 만들거나, 아예 메뉴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장시 요리는 쓰촨 요리의 얼얼한 산초 대신 신선한 고추와 발효 검은콩에 기댄다. 규모가 큰 식당은 입구에 탕 독을 두는 경우가 많아, 갈비탕 한 항아리로 저녁을 시작하기도 한다. 밤의 탕은 여러 요리 중 하나일 뿐이다. 아침에는 그것이 식사의 전부다.
가는 길, 그리고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대부분의 여행자는 고속철도를 타고 난창서역(南昌西站)에 도착한다. 간강 건너편, 신시가지인 훙구탄(红谷滩) 지구에 있는 역이다. 오래된 난창역(南昌站)은 전통적인 도심에 더 가깝다. 지하철은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바이 광장까지 운행하니, 최신 노선과 환승 정보는 운영사 앱이나 역 안내 데스크에서 확인하자. 일찍 나서자. 와관탕 장사는 이른 아침이 가장 붐비고, 인기 있는 항아리는 오전 늦게 동이 나기도 한다. 물론 점심때까지 문을 여는 가게도 많다. 영업시간은 가게마다 다르고, 영어로 안내된 경우는 드물다.
봄과 가을이 지내기 좋은 계절이다. 여름은 길고 습하며 지독하게 덥고, 봄에는 호숫가 나물이 상에 오른다. 가격은 부담 없는 편이고 탕마다 메뉴판에 적혀 있는데, 보양 탕은 돼지고기 탕보다 비싸니 주문 전에 확인하자. 많은 가게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QR 코드를 붙여 두며, 대개 출국 전에 두 앱 중 하나에 해외 카드를 연결해 둘 수 있다. 그래도 아주 작은 가게를 위해 현금을 조금 챙겨 두자.
피해야 할 실수는 항아리를 손으로 드는 것이다. 독에서 막 나온 항아리는 잔잔한 국물 표면이 짐작하게 하는 것보다 훨씬 뜨겁고, 질그릇은 오래도록 열을 머금는다. 받침 접시에 그대로 둔 채 냅킨으로 뚜껑을 들어 올리고, 숟가락으로 떠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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