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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튀김 팥빵 하나 때문에 KTX를 타고 대전까지 가는 이유
토요일 아침 서울역(Seoul-yeok)을 09시에 떠나는 KTX에는 유독 눈에 띄는 승객이 있다. 텅 빈 에코백과 왕복표를 들고, 빵을 사러 대전(Daejeon)에 갔다가 곧장 되돌아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관광객이 아니다. 주먹만 한 튀김빵 하나를 위해 왔고, 그 빵이 열차에서 두 시간을 쓸 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이미 계산을 끝낸 이들이다.
빵이 이름을 알린 도시
대전은 서울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 대부분의 여행자가 승강장을 벗어나지 않은 채 스쳐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다. 이곳 사람들은 스스로를 낮춰 부르는 별명을 하나 갖고 있다 — 노잼도시(nojaem dosi). 이 농담이 살아남은 건 이를 단번에 반박할 존재가 딱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 반박이 바로 성심당(Sung Sim Dang)이다. 1956년, 역 근처에서 찐빵 수레로 시작해 끝내 이 도시를 떠나지 않은 한 부부가 세운 빵집이다.
본점은 대전역(Daejeon Station)에서 옛 도심을 가로질러 걸어서 십 분 거리인 은행동(Eunhaeng-dong)에 있다. 주말이면 줄이 모퉁이까지 닿았다가 다시 접혀 돌아온다. 안으로 들어서면 들리는 건 쟁반과 집게 소리뿐이다. 문 앞에서 쟁반을 들고, 직접 빵을 담고, 결코 멈추는 법이 없는 계산대 앞에 줄을 서는 한국식 빵집의 의례가 여기 있다.
모든 것을 시작한 빵
가장 먼저 집어야 할 것은 튀김소보로(twigim soboro)인데, 그 명성이 무색할 만큼 기이한 물건이다. 소보로빵은 겉에 부스러기를 얹은 부드러운 한국식 스트로이젤 롤이다. 그런데 1980년대 초, 이곳의 누군가가 그것을 기름에 튀기고 안에 팥소를 채워 넣기로 했다. 그렇게 나온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촘촘하게 달다. 값은 2,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 사람들이 도(道) 하나를 건너가 사 오는 물건치고는 푼돈이다.
이 빵은 낭만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김이 서릴 만큼 따뜻한 종이봉투로 옮겨져, 겉껍질이 바스락거림을 잃기 전에 승강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먹힌다. 단골들은 지금 먹을 하나, 열차에서 먹을 둘째, 그리고 집에 남은 이를 위한 셋째를 산다.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유
성심당은 대전 밖에 단 한 번도 분점을 낸 적이 없다. 도시 안에는 몇 개의 매장이 있다 — 본점, 대전역 안의 매장, 그리고 컨벤션센터와 백화점의 매장들. 하지만 서울에는 없고, 이는 우연이 아니라 원칙으로 천명된 사실이다. 그 거절이 매력의 절반이다. 이 빵을 먹으려면, 직접 와야만 한다.
창업의 뿌리는 가톨릭에 있었고, 그 정신은 이 가게가 굳이 내세우지 않고 지키는 습관에서 드러난다 — 팔리지 않은 빵은 값을 깎거나 버리는 대신 매일 하루의 끝에 나눠 준다. 회사가 지금도 되뇌는 한 문장은, 누구나 보아도 좋게 여길 일만 하자고 청한다.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도시라고들 말한다 — 그러고는 빵을 사러 열차에서 내린다.
단골들이 정작 손을 뻗는 것
튀김빵 너머, 쟁반에는 관광객이 좀처럼 사진 찍지 않는 것들이 채워진다. 마늘 부추를 엮어 넣은 짭조름한 롤 부추빵(buchu-ppang)은 반 다스씩 사 가는 사람들에게 겹겹이 쌓인 채 팔린다. 반으로 갈라 명란 버터를 채운 명란바게트(myeongnan baguette)는, 이곳에 와야 할 진짜 이유라며 현지인들이 조용히 지키는 물건이다.
겨울부터 봄까지는 딸기시루(ttalgi-siru)가 있다. 통딸기로 쌓아 올린 생크림 케이크로, 근래 몇 해 사이 그 자체로 줄과 하루 한정 수량을 만들어 냈고, 번호표를 받으러 개점 전부터 오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7월 말이면 이미 오래전에 사라지고 없으니, 미리 계획을 세운다면 알아 둘 만하다. 케이크는 1월부터 4월까지의 순례이고, 빵은 일 년 내내 있다.
대전 사람에게 성심당은 빵집이 아니라 약속 장소다.
가는 길,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할 한 가지
서울역에서 대전으로 가는 KTX는 자주 있고 한 시간 남짓 걸리며, 정상 요금은 23,700원 안팎이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더 느린 ITX가 값이 싸다. 대전역에서는 버스를 찾아 헤매기보다 중구(Jung-gu)와 은행동 쪽으로 걸어 나가라 — 기다리느니 걷는 편이 나을 만큼 가깝다. 가능하면 평일 오전에 오길. 일요일 오후면 줄 그 자체가 하나의 행사가 되고, 인기 쟁반은 텅 비어 있다.
피해야 할 실수는 이곳을 앉아서 즐기는 나들이로 여기는 것이다. 자리는 드물고 매장은 포장 중심으로 돌아가니, 서서 혹은 걸으며 먹을 계획을 세워라. 그리고 여름이라면, 집에 가져갈 생크림 케이크는 사지 마라 — 더운 객차를 견디지 못한다. 이동에 잘 견디는 튀김빵과 부추빵을 사고, 케이크는 산 자리에서, 아직 차가울 때 매장에서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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