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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이 여전히 알을 낳는 서울 계곡의 폐허, 백사실
경복궁 북쪽, 부암동(부암동)을 빠져나가는 길은 점점 좁아지다 인도를 잃고, 서울 지도 대부분이 비워둔 숲 골짜기로 떨어진다. 그 아래에는 개울이 흐르고, 백 년 넘게 아무도 살지 않은 집의 돌바닥이 남아 있으며, 봄이면 얕은 물가에 도롱뇽 알이 놓인다.
별서에 남은 것
이곳의 이름은 백사실(백사실)이다. 여기 서 있던 조선 시대 별서에서 살아남은 것은 대체로 빈 공간이다. 직사각형으로 놓인 기단석, 작은 연못 위로 정자를 떠받쳤던 네 개의 주춧돌, 그리고 그 연못에 물을 대던 마른 수로. 위쪽 바위 면에는 누군가 백석동천(백석동천)이라 새겨두었다 — 대략, 흰 돌이 있는 하늘의 골짜기라는 뜻이다. 획은 이제 얕아져서, 고개를 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개울이 중요한 이유
서울에 폐허는 모자라지 않다. 백사실이 다른 곳과 다른 점은 도롱뇽과 가재, 개구리가 알을 낳고 살아갈 만큼 맑은 물이다. 서울시가 이 골짜기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키는 이유이자, 길을 넓히거나 포장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개울 바닥이 아니라 물가를 따라 걸을 것 — 알은 물에 잠긴 잎사귀에 젤리 같은 덩어리로 붙어 있어, 밟아도 밟은 줄 모른다.
여기까지 내려올 이유는 폐허가 아니다. 물이다.
계곡물에는 들어가지 말고, 도롱뇽 알은 눈으로만 보세요.
가는 길
경복궁역에서 초록색 마을버스를 타면 십오 분쯤 뒤 부암동 정류장에 닿고, 거기서부터는 옛 창의문을 지나 오르막을 오른 뒤 다시 내려가는 이십 분 남짓의 걸음이다. 문도, 매표소도, 아래에서 살 수 있는 것도 없으니 물을 챙기고 젖어도 괜찮은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늦은 오후가 이 골짜기의 가장 좋은 시간이다. 참나무 사이로 빛이 비스듬히 들어온다. 1월이면 그늘진 구간의 길이 얼어붙어 몇 주 동안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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