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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이 익어가는 항아리를 아직도 빚는 울산의 마을
물레보다 방망이가 먼저다. 젖은 흙을 느리게, 촉촉하게, 몇 번이고 두드리며 옹기장은 아이 키보다 큰 항아리를 넓혀간다. 외고산(외고산) 골목 안쪽 작업장의 벽에는 강바닥 진흙 빛깔의 굽지 않은 그릇들이 늘어서 있고, 공기에서는 젖은 흙 내음과 지난 가마의 장작 연기 냄새가 난다.
숨을 쉬어야 하는 항아리
한국이 장을 담그는 그릇을 옹기(옹기)라 부르는데, 그 존재 이유는 바로 다공성에 있다. 자기보다 낮은 온도에서 굽고 나뭇재와 진흙을 갠 잿물을 입힌 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남아, 공기는 통하게 하면서도 빗물은 막아낸다. 된장(된장, 콩으로 담근 장), 간장(간장, 콩으로 담근 조선간장), 김치가 이 검은 배 속에서 수백 년 동안 익어온 까닭이다.
유약을 입힌 옹기를 볕에 세워두면 이따금 겉면에 옅은 땀이 맺히는 것이 보인다 — 항아리가 숨을 내쉬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이 항아리들을 올려두는 단, 곧 장독대(장독대)를 두어 한 해의 장이 열린 하늘 아래 놓였다. 서울의 아파트에서는 같은 항아리가 밥솥만 한 크기로 줄어들지만, 그 이치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항아리가 크기를 얻는 법
가만히 오래 지켜보면 커다란 흙덩이 하나로 빚는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옹기장은 두툼한 흙가래 — 타래미(타래미) — 를 쌓아 올려 위로 키운 뒤, 바깥에서 나무 방망이로 두드리고 안에서는 버섯 모양의 도개를 받쳐 벽을 얇게 펴고 끌어올린다. 이 리듬을 수레질(수레질)이라 한다. 허리 높이의 항아리도 한나절이면 올라서지만, 가마에 들기 전 며칠을 말리며 기다린다.
외고산은 이 나라에 남은 가장 큰 옹기마을로, 1950년대부터 옹기장들이 모여 자리 잡았고, 하나의 전시장이 아니라 지금도 불을 지피는 가마들과 가족이 꾸리는 작업장이 여럿 모여 있다. 장인 몇몇은 옹기장(옹기장), 곧 이 공예의 보유자에게 국가가 내리는 칭호를 지녔으며, 한산한 평일이면 대개 문간에 서서 무언가를 사지 않고도 그 작업을 지켜볼 수 있다.
항아리가 지키는 한 해
옹기는 절기를 따라 움직인다. 늦겨울, 삶아 으깬 콩을 뭉친 메주(메주)가 끈에 매달려 마르며 곰팡이를 피운다. 정월 무렵 소금물과 숯 몇 덩이를 넣은 항아리에 담기고, 몇 주 뒤 우러난 물은 간장이 되며 남은 건더기는 다시 눌러 담아 된장이 된다. 붉은 고추장(고추장)도 이 느린 방식으로 익고, 항아리의 숨 쉬는 벽이 이 모든 일이 상하지 않도록 지켜준다.
그래서 이 그릇들은 하나가 아니라 크기별로 짜인 한 가족을 이룬다. 한 집에는 간장을 담는 키 큰 독(독), 장을 담는 둥근 항아리(항아리), 젓갈을 위한 나지막한 것, 고춧가루를 위한 아가리 좁은 것이 필요했다 — 그리고 마을은 지금도 모든 크기를 빚는다. 어딘가의 절 부엌이나 시골 손맛이 여전히 열두 개씩 주문하기 때문이다.
옹기는 숨을 쉰다 — 그래서 장이 익는다.
박물관과 가마의 행렬
울산옹기박물관(울산옹기박물관)이 마을 꼭대기를 든든히 지키며, 입장료는 몇천 원 — 2,000원 남짓에 불과하다. 안에는 기록을 세울 만큼 높이 쌓아 올린 옹기,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항아리가 서 있고, 밖으로는 비탈을 타고 오르는 오름가마의 긴 등줄기가 층층이 이어지며, 그 불구멍들은 오래된 그을음으로 검다.
골목 아래로 내려가면 작은 옹기점들이 박물관은 전시만 하는 것들을 판다. 차나 소금을 담을 손바닥만 한 항아리는 대략 1만~2만 원, 뚜껑 달린 김치 항아리는 그보다 한참 위이고,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여러 개를 들어본 뒤 아가리를 두드렸을 때 맑게 울리는 것을 고르게 해준다.
가는 길, 그리고 무엇을 담아 올까
부산에서는 동해선(동해선) 통근 열차가 해안을 따라 울산 쪽으로 올라간다. 남창역(남창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나 짧은 택시로 온양읍(온양읍)까지 남은 길을 마저 가면 된다. 울산 시내에서 온다면 시내버스가 남창 쪽으로 내려가며 마을 갈림길을 지나므로, 어느 도시에서든 반나절 나들이로 딱 맞다. 날짜가 맞는다면 늦봄을 노려보자 — 5월이면 울산옹기축제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가마에 불이 오르고 물레가 돈다.
실수는 크기에서 나온다. 커다란 장독은 마당에서 보면 도저히 지나칠 수 없이 탐나지만, 이내 비행기 화물칸에 들어가지도, 집까지 여정을 견디지도 못한다. 그러니 작게, 그리고 쓸 것으로 사자 — 정말로 소금이나 차를 담을 항아리로. 새 옹기는 제 몫을 하기 전에 헹구고 한 번 채워두는 길들이기가 필요하니, 가게에 어떻게 다스리면 되는지 물어보자. 가장 부드러운 옷으로 감싸 무릎에 올려 안고 가되, 키 큰 것들은 그 흙이 나온 자리에 그대로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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