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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보내는 이틀,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의 호수 도시
경춘선 열차가 상봉을 빠져나가고 이십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빽빽하던 아파트 단지가 논밭으로 옅어지고 이내 물이 된다. 춘천(춘천)은 저수지가 굽이치는 자리에 앉아 있다. 회사원들이 저녁 한 끼를 먹고 그날 밤 다시 돌아갈 만큼 서울과 가깝고, 차창 너머로 공기가 달라질 만큼 멀다.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이틀을 내어주면, 호수는 더 이상 그저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어떻게 갈지가 이미 여행의 절반
춘천으로 가는 열차는 둘이고, 이곳 사람들은 두 노선을 두고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 경춘선(경춘선)은 전철이다 — 청량리나 상봉에서 버스 탈 때 쓰던 그 교통카드를 그대로 찍고, 2,600원 남짓을 내고, 정거장마다 안내 방송을 들으며 여든 분쯤을 달린다. ITX-청춘은 더 빠른 쪽이다. 7,000원 안팎에 용산에서 일흔 분 정도, 좌석이 지정되어 있으니 주말이라면 미리 예매하는 편이 좋다.
두 열차 모두 남춘천 다음 정거장인 춘천역(춘천역)에서 끝난다. 승강장에서 내려다보면 도시는 긴 오후 하나면 걸어서 가로지를 만큼 아담하고, 요긴한 버스들은 역 앞 광장에서 출발한다. 곧장 남이섬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은 접어두자. 그곳을 유명하게 만든 그 인파야말로, 이곳 사람들이 남이섬을 에둘러 다니는 이유다.
국수가 먼저인 곳
춘천 하면 닭갈비(닭갈비)다. 닭과 양배추와 떡을 식탁 위 철판에 볶아내는 그 음식은 명성값을 톡톡히 한다. 그러나 이곳 사람에게 점심으로 무엇을 먹느냐고 물으면, 답은 흔히 막국수(막국수)다 — 살짝 시큼하고 차가운 육수에 만 메밀 냉국수, 혹은 비벼 먹고 그 육수를 한 숟갈 곁들이는 방식. 한 그릇에 8,000~9,000원쯤이고, 솜씨 좋은 집은 다 먹은 뒤 마시라며 따뜻한 면수 한 잔을 함께 낸다.
닭갈비는 어디서나 거의 2인분부터다. 1인분은 드물고, 굳이 한 사람 분을 시키려 들면 어떤 억양보다 빠르게 외지 사람 티가 난다. 명동 닭갈비골목(명동 닭갈비골목)은 옛 시내 곁 지붕 덮인 골목으로, 열 몇 개의 가게가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 있고 대개 1인당 13,000~14,000원 선이다. 마무리로는 볶음밥(볶음밥)을 청하자 — 밥과 김, 그리고 남은 양념을 팬에 긁어 볶아준다.
호수를 건너 청평사로
당일치기 여행자 대부분이 놓치는 한 수는 바로 배다. 소양강댐(소양강댐) 아래 선착장에서 작은 여객선이 소양호(소양호) — 이 도시에 물을 대는 저수지 — 를 가로질러 건너편 나루로 간다. 십 분 남짓, 왕복 6,000원쯤이다. 시내에서 댐으로 가는 버스는 사십 분가량 걸려 꼭대기에 내려주니, 거기서 물가로 걸어 내려가면 된다.
건너편 나루에서 그늘진 길을 따라 개울을 끼고 이삼십 분을 오르면 청평사(청평사)에 닿는다. 십 세기에 처음 세워지고 이후 여러 차례 다시 지어진 절이다. 오르는 길에는 폭포가 있고, 그 위로 돌을 두른 작은 못이 있다. 정작 눈여겨볼 것은 소박한 전각이 아니다. 그곳까지 걸어드는 길이고, 오후의 빛이 물에서 되비쳐 올라올 무렵 돌아오는 배 위의 고요함이다.
이 호수는 1970년대의 댐이 만들어낸 것이다. 물에 잠긴 골짜기는 지금도 저 아래 남아 있고, 바람 없는 아침이면 마치 물이 그때를 기억하듯 수면 위로 안개가 내려앉는다.
소양호는 1973년 소양강댐이 들어서며 생긴 호수다.
옛 철길, 이제는 자전거로
경춘선이 곧게 펴지고 전철화되면서, 마을에서 태어난 소설가의 이름을 딴 역 김유정(김유정) 근처에는 원래의 단선 철로 한 자락이 남겨졌다. 그 철길은 이제 레일파크가 되었다. 네 바퀴 달린 궤도차에 올라 옛 레일 위를 페달로 밟으며, 강을 건너고 터널 한둘을 지나 육 킬로미터쯤을 달린다. 2인승은 35,000원 안팎, 4인승은 40,000원쯤이고, 주말이라면 시간대를 미리 예약해두는 편이 좋다.
역을 둘러싼 마을은 그 소설가에게 온전히 기대어 있다 — 복원한 초가집, 책 읽는 방, 그의 문장을 옮겨 적은 표지판들. 레일바이크가 주지 못하는 느긋함이 여기 있어, 둘을 함께 엮으면 돌아가는 열차를 타기 전 반나절을 넉넉히 채운다. 지금도 살아 있는 노선의 열차는 김유정역에 선다. 그러니 여기서 시작해 시내에서 마무리하는 여정을 차 없이도 그릴 수 있다.
비용은 얼마며, 언제 가야 할까
주말 한 번은 한국 물가 기준으로도 넉넉히 저렴하다. 왕복 열차 삯 둘이 16,000원 미만, 시내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잠자리가 하룻밤 50,000~80,000원부터, 끼니는 1인당 15,000원을 넘기는 일이 드물다. 사월 말에서 오월, 그리고 구월 말에서 시월이 가장 잔잔한 철이다 — 호수는 아침 안개를 품고, 여름의 뿌연 기운 없이 산이 물든다. 겨울은 맑고 매섭다. 청평사로 가는 배는 뜸해지고, 물이 얼면 아예 끊기기도 하니 하루 일정을 배에 맞춰 짜기 전에 꼭 확인하자.
굳이 짚어둘 한 가지 실수는, 춘천을 저녁이면 닫아버릴 수 있는 하나의 고리로 여기는 일이다. 이 도시의 즐거움은 물과 산에 흩어져 있고, 시내버스는 삼사십 분 간격으로 느릿느릿 그곳들을 잇는다. 서두르면 이 고요한 곳은 그저 체크리스트가 되고 만다. 금요일 막차로 와서 강가에서 하룻밤 자고, 첫 배가 하루의 속도를 정하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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