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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보낸 이틀, 철길이 바다에서 끝나는 곳
KTX의 철길은 목포(목포)에서 끝난다. 서울에서 출발한 노선은 이곳, 바다에서 몇 블록 떨어진 종착역에서 그저 멈춰 선다. 플랫폼에는 경유 냄새와, 희미하게 생선 말리는 냄새가 밴다. 역을 나서면 도시는 이미 한눈에 읽힌다. 낮게 늘어선 상점들의 격자, 저 끝을 가로막은 초록빛 언덕, 그리고 그 너머로 언제나 수도가 아닌 섬들을 바라봐 온 항구의 빛.
바다에서 끝나는 산
유달산(유달산)은 높이가 228미터에 불과해, 티셔츠 차림으로도 오를 수 있는 언덕이지만 산이 할 일을 다 해낸다. 노적봉(노적봉)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조각공원과 노을 전망대인 낙조대(낙조대)의 정자를 지나는데, 이곳에서는 온 다도해가 회청빛으로 수평선을 향해 펼쳐진다. 해질 무렵이면 주민들이 슬리퍼 차림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올라온다. 맑은 저녁이면 목포대교(목포대교)의 교각과, 바다 건너 섬 고하도의 낮고 푸른 등성이를 가려낼 수 있다.
산비탈에서는 목포해상케이블카(목포해상케이블카)가 뻗어 나가는데, 길이가 약 3.2킬로미터로 국내에서 손꼽히게 길다. 일반 캐빈 왕복은 27,000원 안팎, 발밑까지 유리로 된 크리스탈 캐빈은 39,000원에 가깝다. 북항 승강장에서 출발해 유달산 능선을 넘은 뒤 탁 트인 바다 위로 내려앉는다. 마지막 상행 편은 초저녁에, 여름에는 조금 더 늦게 떠나는데, 어두워진 뒤 돌아오는 편이 더 좋다. 발밑으로 다리의 불빛이 켜지기 때문이다.
케이블로 건너는 섬
고하도(고하도)는 케이블의 저편 끝에 자리한 낮은 섬으로, 한때 우리나라 최초의 목화밭 일부를 품었고, 사백 년 전에는 수군 진영이 있던 곳이다. 오늘날의 매력은 수면 높이의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나무 해안길, 둘레길과, 거북선의 선체 판을 본떠 비스듬한 판들을 쌓아 올린 전망 타워다. 위쪽 케이블 승강장에서 해안 데크까지는 걸어서 이십 분 거리다. 물을 챙겨 가자. 작은 매점 하나뿐이고 그늘도 거의 없다.
정작 볼거리는 되돌아본 풍경이다. 데크에서는 해협 너머로 언덕을 오르는 목포와, 물길 위로 활처럼 휜 다리, 그리고 얕은 바다에서 조업하는 고깃배들을 바라볼 수 있다. 순환로 전체를 끝까지 걷는 당일치기 여행객은 드물어서, 첫 굽이를 지나면 널찍한 산책로가 오롯이 당신 차지가 되곤 한다.
갓 쓴 바위, 그리고 바다 위를 걷는 길
남쪽 해안, 시내에서 버스나 택시로 잠깐이면 닿는 곳에 갓바위(갓바위)가 서 있다. 풍화된 두 개의 돌기둥은 영락없이, 옛 선비들이 쓰던 말총 갓, 곧 갓(갓)을 쓴 두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강철로 만든 해상 부교, 해상보행교를 따라 걸으면 팔을 뻗으면 닿을 만큼 바위 가까이 바다 위로 나아갈 수 있고, 격자 아래로는 초록빛 물이 일렁인다. 입장권은 없다. 길은 낮 동안 열려 있고 어두워진 뒤에는 조명이 켜진다.
바위 곁에는 한 시간쯤 둘러볼 만한 곳들이 모여 있다. 자연사박물관과 생활도자박물관이 이곳에서 한 광장을 함께 쓰며, 이 일대 전체가 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유달산에 몰리는 인파 없이 또 하나의 노을 명소가 된다. 해가 지기 한 시간 전에 찾아가자.
목포가 먹는 것
이곳은 해산물의 도시이며, 그 점에서 매우 분명하다. 대표 격은 세발낙지(세발낙지)로, 실처럼 가느다란 다리를 지닌 작은 낙지를 산 채로 젓가락에 통째로 돌돌 말아 먹거나, 참기름과 고추를 넣어 칼칼한 무침으로 다져 낸다. 여름의 별미는 민어(민어)로, 가장 무더운 몇 주 동안 전라도 집안에서 보양식으로 먹는 조기과 생선이다. 회와 부레, 매운탕까지 이 인분 코스가 60,000원을 넘길 수 있지만, 한 번쯤 시켜 볼 값어치가 있다. 사철 내내 있는 것은 홍어(홍어), 곧 삭힌 가오리로, 수육과 묵은지를 곁들인 홍어삼합으로 낸다. 그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은 익숙해져야 하는 맛이자, 이 고장이 지켜 온 자부심이다.
이 대부분은 바닷가에서, 북항 활어센터 언저리와 평화광장(평화광장) 뒷골목에서 먹는다. 따뜻한 계절의 저녁이면 광장에서는 어두워진 뒤 춤추는 바다분수(춤추는 바다분수)가 항구 위로 물줄기를 높이 뿜어 올리며 공연을 펼치고, 그 사이 가족들은 계단에 앉아 팥빙수를 먹는다.
목포는 서울을 등지고 섬을 바라보며 살아온 항구다.
가는 길, 그리고 하나만 제대로
기차는 종착역으로서 목포에 닿는다. 서울 용산역에서 오는 KTX나 수서에서 오는 SRT로 세 시간이 채 안 걸리고, 편도 요금은 50,000원 안팎이다. 도시는 걸어서 가로지를 만큼 아담하며, 갓바위와 항구까지는 택시로 잠깐이면 된다. 목포는 또한 신안 섬들로 이어지는 육지 관문이어서, 다리를 건너는 버스로 한 시간쯤이면 소금밭의 슬로시티 섬 증도(증도)에 닿는다. 흔히들 저지르는 실수는 목포를 제주행 배편으로 가는 길의 반나절 경유지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하룻밤을 내어 주자. 그리고 음식은 계절에 맞춰야 한다. 민어는 여름의 것이니, 추운 달에 온다면 대신 홍어와 낙지를 노리고, 수조에 없는 생선을 찾아 헤매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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