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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한국 건물을 층별로 읽는 법
한국의 주소는 당신을 정확한 건물 앞까지 데려다줍니다. 그다음부터는 온전히 당신의 몫이죠. 건물은 하나의 가게가 아니라 수직으로 세운 거리이고, 당신이 찾아온 그곳은 4층에 있을 수도, 지하 한 층 아래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간판 기둥은 건물 안내판입니다
대부분의 상가 건물에서 간판은 불 밝힌 하나의 기둥처럼 쌓여 있습니다. 한 층에 한 칸씩, 대개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말이죠. 2층에 카페, 3층에 피부과, 5층에 당구장 — 이 기둥은 네온으로 쓴 건물 안내판입니다. 입구를 찾아 헤매기 전에 길에서 먼저 읽어두면, 어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야 할지 알게 됩니다.
상호 옆에 적힌 숫자는 거의 언제나 도로 번호가 아니라 층수입니다. 어느 카페의 명함에 3F라고 적혀 있다면, 그것은 한국식 셈으로 3층이며 — 이는 서양식 셈과도 같습니다. 1층이 1F이지, 0층이 아니니까요.
지하는 피해야 할 곳이 아닙니다
B1 — 지하(地下), 글자 그대로 "땅 아래"라고 표시된 간판이, 정작 당신이 찾는 그 방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째로 식당, 레코드 바, 목욕탕이 한두 층 아래에 자리하고, 문 바로 안쪽이나 건물 옆에 슬쩍 붙은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한국에서 지하라는 사실은 그곳의 수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정성스러운 커피 중 일부는 길 아래에서 내려집니다.
지하 1층 카페가 1층 카페보다 조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소는 문 앞에서 끝납니다
한국은 도로명 주소(道路名 住所)를 씁니다. 그래서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에 찍힌 핀은 당신을 건물까지 데려다줄 뿐, 그 호실까지는 아닙니다. 마지막 한 걸음은 수직이고, 어떤 지도도 당신을 대신 올라가 주지 않습니다. 역을 나서기 전에 가게 정보에서 층수를 적어두면, 바깥의 간판 기둥이 그것을 확인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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