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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칠항 너머의 푸저우: 지금도 재스민차가 우러나는 강변 골목들
푸저우 난허우 거리(南后街, Nánhòu Jiē)의 남쪽 끝에서는 인파가 곡선을 그리는 흰 담장을 향해 휴대전화를 치켜드는 속도로 움직인다. 동쪽으로 걸어 바이치루(八一七路, Bāyīqī Lù)의 긴 신호를 기다려 건너면, 한 블록도 지나지 않아 소음이 잦아든다. 안타이강(安泰河, Āntài Hé) 옆 수도에서 한 여인이 식칼을 헹군다. 반얀나무 뿌리가 그녀의 문간 포석을 밀어 올려 작은 경사로를 만들어 놓았고, 나무줄기에는 자전거 한 대가 기대어 있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무언가를 팔지 않는다.
유명한 골목들, 그리고 그 사이를 가르는 길
삼방칠항(三坊七巷, 「세 개의 방(坊)과 일곱 개의 항(巷)」)은 대부분의 여행자가 푸저우를 찾는 이유이고, 그 관심 가운데 얼마간은 받을 만하다. 난허우 거리에서 갈라져 나온 골목들에는 청나라 말기 관료와 학자들이 살던, 담장을 두른 저택들이 남아 있다. 이곳을 상징하는 것은 말안장 담, 곧 마안창(马鞍墙)이다. 검은 기와 아래에서 길게 솟았다 내려앉는 곡선을 그리는 하얀 방화벽이다. 복원은 빈틈이 없다. 상점마다 어묵 꼬치와 재스민 향낭, 칠기를 팔고, 주말이면 중심 거리는 어깨가 맞닿을 만큼 붐빈다.
지도가 좀처럼 분명히 알려주지 않는 사실이 있다. 옛 도시는 관광 구역의 경계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치루 동쪽의 골목들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말안장 담과 돌 문턱의 어법으로 지어졌다. 더 조용하고, 쇼핑하는 곳이라기보다 사람이 사는 곳에 가깝다.
주쯔팡, 지금도 문 앞으로 강이 흐르는 곳
주쯔팡(朱紫坊, Zhūzǐ Fāng)은 안타이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진다. 돌로 가장자리를 두른 좁은 운하에는 반얀나무 그늘이 어찌나 짙은지, 이 도시의 옛 별명인 룽청(榕城), 곧 「반얀나무의 도시」가 더는 구호처럼 들리지 않는다. 어떤 나무는 물 위로 한껏 기울어 공기뿌리를 물속까지 늘어뜨린다. 낮은 돌다리가 군데군데 물을 건너는데, 주민들은 이 다리를 벤치로, 빨래 건조대로, 그리고 건너편 이웃과 이야기하며 채소 대야를 내려놓는 자리로 쓴다.
대문 안의 저택들은 제각각이다. 몇 곳은 복원되어 안내판이 붙었는데, 석가산 정원을 품은 옛 저택 푸룽위안(芙蓉园, Fúróng Yuán)도 그중 하나다. 대부분은 여러 세대에 걸쳐 쪼개진 살림집이다. 조각된 문미 옆에는 전기 계량기가 볼트로 박혀 있고, 한때 손님을 맞던 대청에는 스쿠터가 서 있다. 아침에는 빨래 비누와 샬롯 볶는 냄새가 난다. 오후에는 반쯤 열린 문 너머로 마작 패 소리가 들리고, 강둑 담장의 따뜻한 돌 위에서 고양이들이 잠든다.
재스민은 간판이 아니라 찻잔 속에
푸저우는 차에 재스민 향을 입히는데, 그 방식이 이 지역 고유의 것이다. 녹차 위에 여름에 딴 싱싱한 꽃봉오리를 켜켜이 쌓아 꽃이 벌어지는 동안 하룻밤을 두고, 꽃을 걸러낸 뒤 다시 켜켜이 쌓는다. 때로는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한다. 이를 인즈(窨制)라고 부른다. 난허우 거리에서는 이 차가 인쇄된 깡통에 담겨 나온다. 조용한 골목에서는 탁자 뒤 유리병에 담겨 있을 때가 더 많다.
주쯔팡 근처의 작은 가족 찻집들은 굳이 광고를 하지 않는다. 네모난 탁자 몇 개와 낮은 의자, 벽을 따라 늘어선 보온병, 그리고 직원의 전부로 보이는 노부부를 찾으면 된다. 차는 뚜껑 달린 그릇인 가이완(盖碗)이나, 잎이 풀리면서 가라앉는 길쭉한 유리잔에 나온다. 요금은 주전자 단위나 인원 단위로 받고 새 찻잎 값을 따로 받기도 하니, 앉기 전에 어느 쪽인지 물어보자. 뜨거운 물은 손님이 알아서 챙겨야 하는데, 주인이 보온병 쪽으로 고개를 까딱하며 대략 이런 말로 일러줄지도 모른다.
坐下慢慢喝,水没了就自己加。
상인들의 거리, 상샤항으로
푸저우의 상인들은 옛 도심 남쪽, 민강(闽江, Mǐn Jiāng)에 더 가까운 상샤항(上下杭, Shàngxià Háng)에서 장사를 했다. 상항루와 샤항루라는 나란한 두 거리 사이로 싼제강(三捷河, Sānjié Hé)이 흐른다. 건물들은 북쪽 저택들보다 늦게 지어졌다. 민국 시대에 들어선 2~3층짜리 상가 주택이 회색 벽돌 창고와 나란히 서 있고, 몇몇 건물 정면에는 강변을 따라 퍼졌던 조약항 양식에서 빌려 온 회반죽 붙임기둥과 아치형 창이 남아 있다.
중심 구간은 복원을 마쳐 이제 카페와 작은 박물관, 저녁 인파로 채워진다. 양 끝까지 걸어가거나 물가로 내려가는 골목으로 꺾어 들면 복원의 흔적이 옅어진다. 1층 가게들은 여전히 동네를 위해 문을 연다. 재단사, 열쇠 복사집, 향과 종이 제물을 묶음으로 파는 가게 같은 곳들이다. 돌다리인 싱안교(星安桥, Xīng'ān Qiáo)는 새로 칠한 구간과 칠하지 않은 구간,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기 좋은 자리다.
골목 사이에서 먹을 것
푸저우의 아침은 짝을 이룬다. 땅콩 소스와 간장에 버무린 국수 반몐(拌面)과, 맑은 국물에 띄운 작은 돼지고기 완탕 볜러우(扁肉)다. 주쯔팡 근처 동네 가게들은 카운터에서 몇 초 만에 국수를 버무려 낸다. 또 하나의 아침 메뉴는 궈볜후(锅边糊)다. 쌀 반죽을 뜨겁게 달군 웍 가장자리에 둘러 익힌 뒤 긁어내 국물에 넣고, 작은 조개나 말린 새우를 얹어 마무리한다.
오후가 되면 「고기 제비」라는 뜻의 러우옌(肉燕)을 찾아보자. 만두피는 돼지고기를 고구마 전분과 함께 두드려 종이처럼 얇게 밀어 만들고, 접어 놓은 만두가 날아가는 제비를 닮았다고 한다. 이곳 어묵(鱼丸, yúwán)은 속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품고 있다. 둘 다 복원된 골목의 메뉴판에 임대료가 반영된 가격으로 올라 있다. 몇 블록만 벗어나면 같은 그릇이 대개 더 싸고, 길가에 놓인 의자 하나가 덤으로 따라온다.
가는 법, 가기 좋은 때, 그리고 지켜야 할 예의 하나
푸저우는 푸젠 해안을 따라 달리는 고속철도 노선 위에 있다. 열차는 푸저우남역(福州南站)이나 푸저우역(福州站)에 서는데, 두 역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니 12306 앱에서 내 열차가 어느 역인지 확인하자. 지하철 1호선이 삼방칠항에서 가장 가까운 둥제커우(东街口)역까지 가고, 주쯔팡은 거기서 바이치루를 건너 조금만 걸으면 된다. 상샤항은 강 쪽으로 더 남쪽에 있어 택시를 타거나 한참 걸어야 하며, 지금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지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온화한 계절은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공기는 건조해지고 반얀나무는 여전히 그늘을 드리운다. 여름은 길고 습하며, 늦여름에는 태풍 경보가 내려질 수 있고, 봄은 비가 잦은 편이다. 10월 초 국경절 연휴 주간과 춘절 전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푸룽위안을 비롯한 고택 박물관들의 개방일과 입장료 여부는 바뀔 수 있으니, 해당 시설이나 푸저우 공식 관광 채널에서 확인하자.
피해야 할 실수는 열린 대문을 초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쯔팡과 상샤항의 뒷골목에서 반쯤 열린 문은 대개 한 가족이 집에 바람을 들이거나 골목을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문턱에 서서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몸짓으로 물어보자. 들어오라는 손짓이 돌아올 때도 있고, 정중하게 고개를 젓는 답이 돌아올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골목은 바깥에서 보아도 충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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