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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위: 도쿄 백화점이 옥상에 모셔둔 신사들
도쿄 도심에서 가장 조용한 곳은 뒷골목에 있지 않다. 지하 식품관을 찾아온 인파의 바로 위, 여섯 층 혹은 아홉 층 위에 있다. 백화점이 옥상에 신사를 모셔두고 있고, 거기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옥상이 지켜온 것
이 백화점들이 다시 지어질 때마다 — 화재 뒤에, 전쟁 뒤에, 그 아래 땅이 낮게 두기에는 너무 비싸진 뒤에 — 그 터를 지키던 신사는 사라지지 않았다. 위로 올라갔다. 니혼바시 미쓰코시는 옥상에 미메구리 신사(三囲神社)의 분사를 모신다. 작은 도리이, 돌여우 한 쌍, 그리고 오피스 빌딩들을 곧장 내려다보는 난간.
긴자, 9층을 지나서
긴자 미쓰코시는 테라스에 긴자 슛세 지조손을 모신다. 에스컬레이터가 끊기는 자리에서, 대신 정원이 열린다. 몇 블록 북쪽의 마쓰야 긴자는 매장 층 위에 류코 후도손(龍光不動尊)을 두고 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웅장함이 아니라 살림살이에 가까운 세부들이다. 물통 하나, 국자 하나, 향 한 상자, 그리고 휴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잠시 멈춰 서는 유니폼 차림의 직원들.
아무도 사진에 담지 않는다. 길에서는 담을 것이 보이지 않으니까.
올라가는 길
옥상 개방은 백화점 영업시간을 따른다. 대개 오전 10시부터 이른 저녁까지이며, 비바람이 거세면 일찍 닫는다. 엘리베이터로 최상층까지 오른 뒤, 마지막 한 층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면 된다. 안내판은 보통 일본어뿐, 屋上(오쿠조, 옥상)이라고만 적혀 있다. 동전 몇 닢, 짧은 목례 한 번, 그리고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서기. 예법은 그것으로 전부다. 이곳에는 입장권도 없고, 서두르라고 재촉하는 것도 없다.
옥상은 쇼핑하는 김에 들르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도 좋은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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