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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처럼 지은 성당, 강화 언덕 위에
아래 골목에서 올려다보면 언덕 위의 건물은 작은 절로 읽힌다. 회색 기와, 살짝 치켜올라간 처마, 걸음을 늦춰야 지날 수 있을 만큼 좁은 목조 대문. 그러나 이곳은 성당이다. 강화성공회성당은 1900년에 봉헌되었고 지금도 예배를 드린다.
한국 소나무로 지은 바실리카
안으로 들어서면 기하학이 달라진다. 평면은 바실리카다. 긴 신랑(身廊), 두 줄로 늘어선 나무 기둥, 양옆으로 난 측랑. 그러나 모든 이음새는 못 없이 나무못으로 짜맞춘 궁궐 건축의 목공이고, 목재는 한국 소나무다. 목수들은 궁궐 일로 손을 익힌 이들이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증거는 머리 위에 있다. 공포(栱包)의 어느 한 부분도 절집에 놓였다면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경내는 대문에서 한 점으로 좁아지는 능선을 따라간다. 이곳 사람들은 그 배치를 뱃머리를 앞세운 배에 빗댄다. 마당의 은행나무는 11월 말 일주일쯤 담장 안을 온통 노랗게 물들인다.
지붕은 한국의 것이다. 그 아래의 방은 아니다. 두 선택 모두 의도된 것이었다.
언덕을 내려가면 임금의 집
대문에서 2분쯤 내려가면 용흥궁이 있다. 1849년 조정이 그를 불러올리기 전, 철종이 소년 시절을 보낸 집이다. 1853년 작은 궁으로 다시 지어졌지만 여전히 소박하다. 낮은 전각 세 채, 자갈 마당, 관리인 한 사람. 오후 대부분은 비어 있다.
이 시장에서만 살 수 있는 것
강화에서는 순무를 기른다. 어깨가 자줏빛으로 물든 이 순무는 섬을 벗어나 심으면 맛이 어긋난다고 주민들은 단언한다. 알싸하고 겨자 향이 옅게 도는 맛으로, 버스터미널 근처 풍물시장에서 통에 담긴 김치로 판다.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면 밀봉을 부탁하자. 서울 신촌에서 직행 버스가 다니고 한 시간 반이면 닿는다. 여행이라기보다 하루에 가까운 거리다.
강화성공회성당은 1900년에 세워진 뒤 지금도 주일마다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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