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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유, 소바 한 끼를 마무리하는 뿌연 물 한 주전자
일본의 소바집에서 식사는 면이 사라졌다고 끝나지 않는다. 몇 분 뒤, 주문한 적도 없고 아무 설명도 없이, 뜨겁고 뿌연 물이 가득 담긴 작은 칠기 주전자가 식탁에 놓인다.
주전자 안에 든 것
이것이 소바유(そば湯), 면을 삶아낸 물이다. 빛깔은 옅고, 전분이 풀려 살짝 걸쭉하며, 메밀 맛이 조용히 감돈다. 대개 네모난 몸체에 짧은 주둥이가 달리고 붉은색이나 검은색 옻칠로 마감한 이 주전자는 유토(湯桶)라고 부른다.
마시는 법
소바유는 차가운 면 뒤에 따라온다. 대나무 채반에 올려 내는 자루나 세이로, 그리고 쓰유라 불리는 진한 장국 한 잔이 곁들여지는 소바다. 잔에 남은 쓰유에 뜨거운 물을 붓되, 쓰유 하나에 물 둘이나 셋 정도로 맞춰 국물처럼 마신다. 남은 파나 와사비를 넣어도 좋다.
값은 받지 않고, 얼마나 마시는지 재는 사람도 없다. 주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짧은 한마디면 충분하다. 소바유 오 오네가이시마스.
そば湯をお願いします。
지역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이유
이 습관의 뿌리는 흔히 신슈, 지금의 나가노에서 찾는다. 쌀보다 메밀이 더 순순히 자라는 산골이다. 쓰유가 더 진하고 짠 도쿄에서는 마실 만해질 때까지 잔에 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
주전자 속도 하루 사이에 달라진다. 오전 11시 30분, 문을 열 무렵의 물은 묽고 거의 맑지만, 점심 장사를 한바탕 치른 오후 두 시쯤이면 가벼운 수프처럼 흘러나온다. 어떤 집은 첫 손님부터 걸쭉하게 내려고 메밀가루를 따로 풀어 넣기도 한다.
잔을 비우는 일은 소바집에서 디저트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주전자 뚜껑을 다시 덮으면, 식탁은 그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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